운산 보건지소

식구들과 함께..

by 이리 | 2009/01/29 15:30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덧글(0)

사체검안서를 처음 써본 날.

지난 금요일 오후 3시

점심 식사후 습관처럼 이어지는 졸림시간을 극복하고 조금씩 정신이 명료해질 무렵
지소로 한통의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사체가 발견되어 와서 보고 "검안서"를 작성해달라는 부탁였다.(반 명령조?)
지난 2년 반동안 교도소 혹은 옆 보건지소에서 흔치않게 동료의사의 검안서 작성 이야기를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이 일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일상의 한부분이 된 것이다.
구불구불한 시골 비포장도로를 지나 보건진료소 소속 간호여사님과 함께 현장에 도착.
입구에 들어서며 '아.이곳이 구나' 하고 알수 있게 경찰차 몇대와 동네 어르신들이
걱정스런 얼굴로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음을 보고 간단히 인사를 주고 받은후,
고인이 계신 곳으로 안내를 받아 이동했다. 콩닥거리는 심장과 그로인해 생긴 긴장감을 유지하며.
난 사후강직이 온 고인의 몸을 검시하고, 경찰관들은 기다렸다는 듯 그런 내 모습을
후레시를 터뜨리며 몇장의 사진에 고인과 나. 우리 둘을 담아내고 있었다.
검안서에 적어야할 내용들을 간단히 기입하고 휴...하고 큰 한숨을 들이마신후,
다시 지소로 돌아오는 차안.
이름도 처음, 얼굴모양도 초면이었던 그 분이 벌써 머릿속에선 가물가물하고,
힘들었냐고 수고하셨다고 옆에서 말씀하시던 여사님의 이야기도 귀에들어오지 않고,
그저 형식적으로, 빈칸을 채우던 내 모습이 생각나고.
손이라도 한번 잡아드리고 올걸.하는 후회도 밀려오고..
착잡했다..

by 이리 | 2008/09/28 14:28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덧글(0)

relation


공간속에 시간의 개념이 포함되면 "4차원"이 된다고 한다.

 

이런 망상을 해본다.

점,선,위치는 눈에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 절대적이면서 동시에 상대적인 것.

 

상대적인 개념을 갖고 있는 지표들이, 눈에 보이는 것만을 믿는  "인간'에 의해 절대적인 것이 된 것이 문제의 시작이다.

일반적으로 점이 모여 선이 되고, 선이 모여 x와 y축을 가진 공간을 창출한다고 알고 있다면,

반대로 "공간"에 의해 만들어진 랜덤한 부피(?)를 갖고있는  더 큰 개념이 바로 "점"이 될수도 있지 않는가?

 

볼펜으로 종이를 지긋이 눌러 '점'을 만들었는데 현미경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면 종이가 받은 부분적인 압력(?)에 따라 입체적인 모양을 띈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 만들어진 건데도, 우리의 눈은 이것을 단순히 '점'이라 여기고 또 다른 점을 찍어 그 둘을 잇곤 선을 그렸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기존에 알고 애용하던 상식과 지식 그리고 감정(그것이 즉흥적인 것이든 혹은 영속적인 것이든간에)들은 잘 파헤쳐보면 절대 절대적이 될 수 없는 완벽한 상대적인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세심하게 고찰하지 않고 습관처럼 굳어지면서 하나의 성격과 인격으로 자리잡고, 또 편견과 선입견이 돼 우리 자신의 ego를 둘러싸버린다. 안타깝게도 외부세계를 자신의 "절대적"인 기준(자의식)만으로 규정짓는 구조적인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물론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수 세대에 의해 약속된(혹은 고착된) '절대적'인 규제와 기준을  무시할순 없지만,

나와 너,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금까지 내가 나로써 존재하게끔 그리고 그렇게 인식되게끔 하게했던 나에게는 "절대적"이지만 네게는 "상대적"인, 그리고 또 그 반대일수 있는, 자의식의 닫힌 문을 어떻게 하면 열수있을까?

 

어디까지나 관계의 싸움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모든게 달라질수도 있기 때문에.

구렁이 담넘어가듯 삼천포로 빠진다는..>.<

어쨋든, 결론은 자신의 생각을 100프로 신뢰하지 말라는 것~!

또, 눈에 보이는 것만 믿지 말라는 것.

그리고, 편협하게 굴지 말라는 것.

 

 


by 이리 | 2008/09/23 10:39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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